이번엔 한진…경영권 분쟁에 개미들 또 베팅나서나[이슈+]

입력 2020-12-11 13:24   수정 2020-12-11 13:38

경영권 분쟁 가능성이 불거진 한진이 이틀째 상승하고 있다.

11일 오전 10시45분 현재 한진은 전날보다 400원(0.85%) 오른 4만74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전날엔 4.44% 강세로 장을 마쳤다.

전날 개인투자자인 개미들은 나홀로 1만6094주를 순매수했다. 기관과 외국인이 모두 매도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이는 경영권 분쟁이 예고되면서 주가가 오를 것이라는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2대주주인 HYK파트너스는 전날 경영에 참여하겠다는 서한을 보냈다. HYK파트너스가 설립한 HYK1호펀드는 한진 이사회에 '지배구조 개선 및 주주가치 제고를위한 주주제안'이 담긴 내용 증명을 보냈다. HYK1호 펀드는 한진의 지분 9.79%를 보유하고 있다.

HYK1호펀드는 "한진은 국내 2대 물류기업으로서 시장 인지도와 성장 잠재력에도 불구하고, 재벌 계열사 오너 중심의 불투명하고 경직된 의사결정 구조와 비효율적인 재무구조, 창의성이 결여된 조직문화 등으로 인해 기업 가치가 매우 저평가돼 있다"고 지적했다.

HYK1호펀드는 △전자 투표제 도입 △감사위원 전원 분리선임(이사와 감사위원을 분리해 선임하라는 요구) △이사의 자격 제한(징역형의 유죄판결을 받고 10년이 지나지 아니한 자의 이사 자격 상실 등)과 같은 내용을 담아 정관 변경안을 제안했다.

HYK1호 펀드의 제안에 주주들도 반기는 분위기다. 한 주주는 "한진그룹의 이미지 탓에 주가가 저평가 돼 있는 듯 하다"며 "HYK1호에 주식의결권을 맡기고 싶다"고 밝혔다.

증권가는 내년 한진이 호실적을 달성할 것으로 보고 있다. 김유혁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내년 예상 매출액 2조3614억원으로 올해보다 7.4% 증가하고, 영업이익도 1332억원으로 14.9% 늘어날 전망"이라며 "택배와 하역 부문 성장이 전사 이익개선을 견인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목표주가는 5만8000원을 제시했다.

경영권 분쟁으로 주가 급변동 할 가능성도
통상 경영권 분쟁은 주가 상승 재료로 여겨진다. 분쟁 당사자들이 우호 지분을 늘리기 위해 경쟁하면서 주가가 오르는 경우가 많아서다. 이 과정에서 자사주 매입이나 배당 성향 확대 등 주주 친화 정책이 나올 수 있다는 점도 투자자들의 관심을 이끄는 요인이다.

앞서 경영권 분쟁에 휩싸인 한진칼은 지난 4월20일 장중 11만1000원을 터치했다. 한진칼 주가가 10만원을 돌파한 것은 상장 후 최초였다. 올해 초 한진칼 주가가 3만9950원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3배 가까이나 뛰어오른 것이다.

하지만 경영권 분쟁이 주가를 끌어올리기만 하는 것은 아니다. 불확실성에 주가가 급변동할 가능성이 크다. 한진칼도 KCGI와 조원태 회장과의 경영권 다툼이 조 회장 쪽으로 판세가 기울면서 주가는 다시 6만원대로 밀려났다. 지난 11월10일 종가는 9만원이었지만 한 달 만에 27%나 뚝 떨어진 것이다.

증권가도 한진칼의 주가 상승동력이 떨어졌다고 분석하고 있다. 산업은행이 한진칼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함에 따라 한진그룹 경영권 분쟁이 사실상 종료됐다고 본 것이다. 대신증권은 투자의견을 보수적 대응(마켓퍼폼)에서 시장수익률 하회(언더퍼폼)로 낮췄다.

양지환 대신증권 연구원은 "경영권 분쟁 종료에 따른 지분경쟁 프리미엄이 제거될 경우 동사 주가의 급격한 조정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신동빈 롯데지주 회장과 신동주 전 일본롯데홀딩스 부회장 사이에 펼쳐진 '형제의 난'도 마찬가지다. 신 회장이 신격호 명예회장을 해임한 지난 2015년 7월29일 롯데쇼핑 주가는 장중 13.10% 급등했다. 롯데제과도 15.86%나 치솟았다. 하지만 롯데쇼핑은 한 달도 되지 않아 14만원대에서 11만원대로 주가가 하락한 바 있다.

고은빛 한경닷컴 기자 silverligh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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